드라마

[법쩐] 법과 돈의 어두운 면에 대한 단죄

구루아재 2023. 2. 11. 23:28
반응형

2023년 2월 11일 12부작으로 뻔한 검찰의 비리와 사채 업자를 혼합한 나쁜 세력을 혼내주는 권선징악의 진부한 이야기를 플롯으로 가지고 있었던 SBS 금토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주인공인 은용(이선균 분)이 가난으로 인해 소년원을 나와 블루넷 대표인 윤대표(김미숙 분)를 만나 환경에 대한 불만을 다스릴 수 있게 되면서 이 드라마는 시작된다. 블루넷의 윤대표가 황기석(박훈 분)과 명회장(김홍파 분)의 술수에 자살을 하게 되고 윤대표의 딸인 박준경(문채원 분)이 시작한 싸움에 은용을 끌어들이며 선과 악의 대결구도가 성립되었다. 물론 최종회에서는 기획의도처럼 법과 돈의 카르텔에 멋지게 복수를 하게 되고 블루넷을 살리고 카르텔로부터 피해를 입었던 바우펀드의 피해자들의 손실을 보상해주게 된다.  

이 드라마를 연출했던 이원태 감독은 [악인전]을 연출하면서 악에 대해서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는 이길 수 없음을 전제로 위법적이라고 하더라도 악은 응징되어야 한다는 것에 촛점을 맞춘 것 같아 보인다. 또한 영웅주의에 사로잡혀 현실감과는 괴리가 있는 주인공 한사람의 탁월함에 의존해 악에 대응하고 결국은 악이 처벌된다는 비슷한 플롯의 반복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빠른 극 전개와 현실성에 기반한 스토리로 인해 보는 내내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은용이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돈'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은용이 명회장에게서 사채업을 배웠지만 남다른 능력을 통해 펀드를 운영하여 헤지펀드를 세우고 탁월한 실력으로 많은 돈을 축적하게 된다. 물론 극 상에서 은용은 명회장이 돈을 버는 방법, 남의 돈을 비열한 방법으로 착취하거나 불법적인 방법으로 경쟁자를 죽이는 등에 반발하여 자신이 부를 축적하는 것은 보다 정당한 방법으로 했다는 전제로 명회장과 은용의 선과 악 대립으로 위치시켰다. 또한 황기석과 명회장을 징벌하기 위해 고위층에 대한 로비, 구치소에 있는 깡패들에 대한 매수 등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돈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채원은 2020년 [악의꽃] 이후 드라마 복귀라 어색할 수 있었지만 나름대로 준수한 연기를 보여준 것 같다. 물론 문채원 여배우가 가지고 있는 어두운 분위기와 과한 감정 연기로 인해 극의 흐름을 방해한 부분도 있지만 [굿닥터] 이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드라마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상대역인 이선균, 황기석 역을 연기한 박훈의 대립 구도에서 은용과의 로맨스 같은 것이 있었으면 그나마 나았을 수도 있겠지만 이원태 감독의 연출작에서 로맨스는 없었기에 [법쩐]에서 기대한 다는 것은 무리로 보여졌다. 

"돈". 성경에는 '부자가 천국으로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을 통과하는 것 보다 어렵다'라고 했듯이 삶의 목표가 되면 안되는 것으로 치부되었다. 자본주의 속에서 '돈'은 목적이 될 수 있으며 단순히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부의 불평등이 코로나 19를 통해 심화되었다고도 얘기되고 있는 현재, 돈이라는 힘이 없었으면 은용이 복수를 할 수 있었을 까? 아니 단순한 치기에 불과했을 것이며 그런 드라마는 너무 현실적이라 다큐멘터리로 방영되어야 했을 것이다. 

SBS에서 [펜트하우스] 이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마감하였고 거의 2년 만이다. 그동안은 종편에 밀려 지상파 주말드라마가 힘을 쓰지 못하다가 그나마 금토에 시청률 11%를 기록하였으니 [법쩐] 이후 방영될 [모범택시 2]의 선전이 기대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