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거주하는 공간들 주변에는 편의점, 마트, 슈퍼 등 필수 소비재부터 문구, 철물, 원예 등의 필요한 소비재를 구매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들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이후 실내마스크 의무가 제한적으로 해제된 지금, 경기침체와 높은 물가상승률로 서민들의 지갑은 실질적으로 얇아진 상태이다. 월급이 물가상승률만큼 인상되지 않은 와중에 점심 값이 10,000원 ~ 15,000원이라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거나 아니면 편의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언제나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되면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것이 있어 구매를 하고자 할 때는 가성비를 넘어 가격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10,000원이면 필요한 것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며 요즘에는 연예인이나 젊은 세대들이 애용하기도 하는 다이소. 어떻게 다이소가 만들어 졌고 현재까지 어떻게 운영되어 왔는지 설립자 박정부 회장이 [천원을 경영하라]에서 공유하고 있다.
과거 일본에 갔을 때 '돈키호테'라는 곳을 들러 '곤약젤리', '일본 컵라멘', '일본 과자', 주방용품 등을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한국에는 다이소가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고 다이소 같은 역할을 동네 구멍가게 또는 편의점이 하고 있었다. 없는 물품이 없는 것은 대형 마트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엄청 싸서 이런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며 거기서 구매하는 제품이 동남아, 중국, 인도 등지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여겼다. 그리고 일본에 있던 '다이소'와 한국 '다이소'가 동일한 곳이라고 여겼다. 그래서인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을 때마다 유니클로처럼 다이소를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다이소'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 '베트남' 같은 인건비가 저렴한 곳에서 생산한 제품일 것이기에 조악하지만 가격이 싸니까 A/S를 받고 계속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새로 구매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런 선입견은 이 책을 통해 바로 잡을 수 있었다. 한국의 '다이소'를 운영하고 있는 아성다이소라는 회사에 일본 '다이소산교'가 지분을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혀 별개의 회사이며 '다이소'라는 상호에 대한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속사정과는 달리 박정부 회장은 내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만연해서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을 때마다 일본 기업으로 뭇매를 맞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비록 1,000원, 2,000원, 5,000원이라는 금액으로 수만가지 제품을 판매하지만 조악한 제품이 아니며 상당부분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내가 가지고 있던 저렴한 가격에 대한 선입견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돌이켜보면 다이소에서 구매한 제품이라고 해서 동남아에서 구매한 제품과 같이 몇 번 사용하면 망가지는 수준의 것은 아니었으며 비록 다양한 요구를 만족해주니는 못하더라도 필수적인 기능은 만족해주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단지 싼 가격이라는 것에 의한 편견이 박정부 회장이 강조했던 2배 이상의 가치를 위한 노력을 폄하한 것 같아 미안함이 들었다.
박정부 회장은 다이소 성공의 비결을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1. 저렴한 가격의 높은 품질 2. 다양한 제품의 구비 3. 고객 중심의 회사 및 점포 운영 4. 협력업체, 직원, 고객과의 신뢰 5. 하나의 사업에 대한 집중.
1. 저렴한 가격의 높은 품질
와인잔의 경우 프랑스 유명 생산업체와 협력을 통해 브랜드를 제거하고 단지 'Made in France'만 기재하는 것으로 다이소에서 판매하여 인기를 얻은 제품의 예와 같이 단지 가격을 맞추기 위해 인건비가 싼 국가에서 생산을 하여 품질면에서 구매한 고객이 '역시 싼 제품이 그렇지'라는 듣지 않기 위해 어떻게 원가 절감을 했는지 설명하고 있다.
2. 다양한 제품의 구비
원예 용품, 와인잔, 철물 등의 다양한 영역의 제품을 원가 절감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또한 라면 등의 대중적인 것도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해당 수만가지 제품에 대한 관리는 바코드 작업을 통해 관리되고 있으며 지역별, 시기별 등의 차별을 두고 전략적으로 진열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3. 고객 중심의 회사 및 점포 운영
비록 1,000원짜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고 원가 절감을 위해 다량의 제품을 생산/납품 받아 판매하여 제품의 품질을 100% 동일하게 유지할 수 없지만 TQC 등을 통해 해당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1개를 구매한 고객에게 해당 제품이 불량이면 '다이소' 입장에서는 수천만 개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해당 고객은 100% 불량 제품이라서 '1,000원짜리가 그렇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4. 협력업체, 직원, 고객과의 신뢰
협력업체에서 납품한 제품의 불량이 나오는 경우 해당 업체를 단순히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 직원을 파견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여 관계를 지속하거나 제품의 품질은 좋은 데 디자인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본사 디자인 팀과 협업을 통해 해당 기업을 지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협력업체를 단순히 갑을 관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동반자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5. 하나의 사업에 대한 집중
어느 정도 사업이 번창하면서 건설업으로 진출하여 아파트 분양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려다고 현재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며 초심을 잃지 않고 잘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여야 그나마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한다.
'다이소'라는 잡화점을 현재 수준까지 끌어올린 박정부 회장의 뚝심과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왠지 읽으면서 '다이소' 성공에 대한 자기예찬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부러움으로 인한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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