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 팀과 연우진의 만남 만으로도 방영 전 화제가 되었으며 나도 로코 드라마의 등장으로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 3월14일 1%의 시청률을 극복하지 못하고 종영되었다.
SBS "피고인",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등과의 경쟁이 버거웠다는 것은 인정하고서라도 상당히 아쉬움을 남긴 작품이 아닐 까 싶다. 또한 아무리 모든 요소가 갖춰지더라도 제대로 버무려 지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불변의 진리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우진이라는 로코킹을 주연으로 삼고 작가와 연출까지 로코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로 채워진 "내성적인 보스"는 여러가지 변명조차 할 수 없는 상태로 가게 된 것인가는 두고두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면 작년에 방영되었던 MBC "쇼핑왕 루이"와 너무나 대조되는 결과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MBC "쇼핑왕 루이"의 경우 서인국과 남지현이라는 배우와 오지영이라는 신입 작가만으로 이뤄된 9% 가까운 시청률을 만들어 냈으며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이 상승했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왜 "내성적인 보스"는 무엇하나 모자른 것 없어 성공할 것 같았는데 이런 반전(?)을 만들어 낸 것일까? 나름대로 이렇게 생각해 보았다.
1. 밋밋한 갈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보통 재별가의 남자와 평범한 여인이 등장하며 이들의 사랑이나 주인공 남자의 성공을 방해하는 대립각이 존재한다. 즉 남녀 주인공 간의 사랑을 방해하며 삼각관계를 형성하거나 남자 주인공이 늘 그렇듯 탁월한 능력을 보다 드러나게 하는 경쟁자 또는 방해꾼과의 대결이 드라마 전개의 긴장감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내성적인 보스"의 갈등 관계 및 대립각은 무엇일까? 주인공의 친구인 강우일, 아버지인 은복동? 아버지인 은복동은 주인공 은환기의 성공을 방행하는 경쟁자는 분명히 아니며 채로운과의 사랑에 대한 걸림돌도 그다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강우일도 성공에 대한 욕망을 위해 은환기와 대립하기는 했지만 강우일 또한 피해자인 것처럼 묘사되어 갈등관계로 보기 어렵고 극 중반 채로운에 대한 애정을 만들어 삼각관계를 형성하는 것처럼 하다가 결국은 채로운의 죽은 언니 채지혜에 대한 죄책감으로 가볍게 삼각관계에서도 빠지게 됨으로 역시 갈등관계를 만들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내성적인 보스"에서는 갈등관계라는 것이 없이 주인공 은환기가 내성적인 면을 극복하고 채로운과 사랑을 만들어가는 성장드라마처럼 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2. 역할들의 불명확한 동기
채로운은 언니 채지혜의 자살에 대한 복수심으로 은환기가 있는 광고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은환기가 언니를 자살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라고 보았다면 초반에는 보다 심하게 채로운이 은환기에게 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볼 수 있는 사건이나 행동들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은환기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반전의 등장은 너무나 매끄럽지 않았던 것 같다.
강우일의 경우 어찌 되었든 본인의 성공을 위해 채지혜를 버렸다면 극중에서 보다 악하고 독하게 묘사되어야 좋지 않았을 까? 나중에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고 은이수랑 맺어지는 것이 결론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악인이 무너지고 초라하게 됨으로써 시청자가 대리만족을 느낄 순간을 뺏어 버린것 같아 아쉽다.
우기자는 그나마 복수심이라는 것으로 동기에 대한 개연성을 줄 수 있지만 아쉬운 점은 너무나 분량이 적어 전체 드라마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중간에 결방까지 하며 극본을 수정하여 만회를 꾀하였지만 결과적으로 1%를 넘지 못하는 쓸쓸한 퇴장을 아쉬어하며 차기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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