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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라이프" 종영과 함께 사라진 소확행

by 구루아재 202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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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1일 나의 월/화를 책임지던 드라마가 종영되었다. "비밀의 숲"을 재밌게 본 나는 이 드라마가 방영된다고 할 때 많은 기대와 걱정이 있었다. 기대는 당연히 전작에서 느꼈던 재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걱정은 전작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까 하는 것이었다. 
걱정은 종영하고 난 지금에서 보면 기우였다. 병원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전개는 기존 의학 드라마와는 다른 스토리 줄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대기업과 병원과의 관계, 의사들의 정치, 장애인 가족의 얘기 등 의사들의 정치 싸움이라는 것은 하얀거탑과 같은 이전 의학드라마에서 흔히 다루어졌던 것이라면 나머지 것은 새롭게 시도한 것이라 여겨진다. 또한 구승효(조승우 분)를 통해 보여주는 회사원의 모습은 미생에서 보여준 모습보다 보다 강렬하지 않았나 싶다. 결과적으로 오너가 아니면 언제든지 토사구팽을 당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기 위해서는 오너를 위해 낮은 위치에 있는 같은 회사원에게 더 악하게 해야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그러면서도 같은 회사원으로서 할 수 있는 자그마한 선행(?)을 보여준 것은 조승우라는 배우만이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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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우라는 인물은 비밀의 숲의 황시목 검사와 같이 현실에서 보기는 힘든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아니 일반 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을 그려낸 역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장애인 아우로 인해 겪는 장애인 가족의 아픔을 표현한 것은 늘 장애인 본인에게만 언론이나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던 것을 가족에게도 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구승효와 최서현(새글21 기자)가 예선우와 같이 있을 때 앉아 있었던 것은 우리가 장애인을 대할 때 동정이나 연민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하며 그들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장면이었다. 

 

수많은 메시지를 표현하려고 하다보면 자칫 이야기 전개 속도가 느려지거나 산만해지면서 시청자들이 무엇을 받아들여야 할 지 의아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역시 이수연 작가는 많은 메시지를 무리없이 보여주면서 입봉작에서 보연준 내공을 다시한번 각인시켰다.
여하튼 매주 월/화 11시를 기다리며 본방을 못 보면 다시보기를 하며 즐기던 나의 소소한 행복은 이제 없어졌다. 그러나 내 마음은 답하지 못한 많은 물음표로 그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하는 듯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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