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 한국의 "하우스 오브 카드"를 넘보나?

2024년 6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12부작의 정치 드라마 [돌풍]. 설경구, 김희애라는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도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주제 또한 그동안 미화하거나 피상적이었던 정치 세계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묘사로 한국의 [하우스 오브 카드]를 능가할 수 있을까. 

 

시대적인 현상의 투영이라는 대중 문화의 근본적인 목적을 잘 반영한 듯이 보이는 [돌풍]. 과거 정치적인 이슈까지 녹이며 다양한 정치 세계의 주제들을 말하는 모습. 그렇기에 12부작이라는 긴 에피소드가 필요했을 까. 하지만 다른 면에서 두 인물 간의 지속적인 대결 구도와 이만길( 정수진 비서관 )의 어이없는 실수에 따른 극의 전환은 다소 억지스럽기까지 하며, 연출자가 아무래도 이상적인 박동호의 승리를 위해 무리하게 진행하는 듯 보인다. 

박동호(설경구 분)는 검사로 출발해 정치 권력에 대한 한계를 실감하며 정치 세계로 발을 디뎠고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장일준을 따르다가 친구인 서기태의 죽음으로 신념을 위해, 아니 본인의 신념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나가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그의 대사에서 "나는 국민을 한번도 생각해본적이 없으며 단지 부조리를 싫어하는 자신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고 하는 모습에 몰입된 연출자의 바람이 투영된 주인공으로 보여진다. 

정수진 ( 김희애 분 )은 대학시절 전대협 문화홍보국장으로 출발해 장일준을 만나며 정치에 입문하였지만 남편인 한민호가 대진그룹의 강상운으로부터 투자를 받게 된 사실로 인해 대진그룹과 결탁을 해 박동호와 대결한다. 마지막에 박동호의 자살과 비서관인 이만길의 어이없는 실수로 인해 정치 인생을 마감하며 교도소에 갇힌 후 보여지는 모습은 너무나도 억지스럽기까지 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현 시점까지 이어진 정치판의 여러 이슈들을 하나의 드라마에서 모두 다루며 그것에 대해 박동호라는 인물과 이장석 검사의 이상적인 모습을 우리 사회의 비전인 듯이 보여준 드라마로 보여진다. 8부작까지 보여주는 극의 긴장감과 몰입감은 어쩌면 이런 잡다한 것들의 투영을 위해 12부작으로 늘어지며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않았나는 개인적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이 얼마나 극에 대한 완성도와는 별개로 재미를 주는 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많은 해석이 난무할 수 있지만 단지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과 흡입력을 통해 작품을 감상한다면 그동안의 정치 드라마와 무엇이 다른지, OTT라서 이전과 얼마나 현실적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계속적으로 언급했듯이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는 연출자의 과도한 몰아가기로 막판 극의 완성도 등이 떨어지는 점은 아쉽고 오히려 열린 결말로 놓으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