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만 보면 무엇인가 심리 드라마 같기도 하고 아니면 이전에 방영되었던 한국 드라마 [소년심판]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늘 그렇듯 영국 드라마가 가지는 어두운 스토리는 같았다. 하지만 촬영 기법이나 이야기 주제가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영국 드라마라서 신선했고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가, 그리고 감독의 연출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이야기는 13세 소년이 살해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을 받기 전까지에 대한 것이다. 소년의 유죄 유무를 판단하기 위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주인공이 같는 심리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 그리고 인정하기 싫지만 벌어진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영국도 이 드라마에서는 세대 간의 단절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듯 하다. 수사를 담당하는 경감이 갖고 있는 피의자의 SNS 내용을 단편적인 문자들로 해석하였지만 아들의 도움으로 그 안에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피의자와 피해자가 어떤 관계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는 장면. 그리고 학생들이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기성 세대의 몰이해와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강요. 내가 가지고 있던 영국이라는 사회의 선입견을 한방에 깨게 만들며 영국 또한 한국과 형태는 다르지만 동일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 세대가 자라나는 환경에서 받은 교육에 따라 현재의 아이들에게 동일하게 수행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해 누구도 답변할 수 없다는 것에 보면서 동의하게 된다. 소년과 함께 동일한 교육을 받았던 누나, 둘이 동일한 부모 밑에서 동일한 교육을 받았지만 한명은 살인을 저질렀고, 다른 한명은 대학을 가고 어른들보다 더 의젓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 또한 조사를 위해 학생들을 대하는 교사들과 과거 학창시절에 대한 나쁜 기억을 학교를 방문하며 토로하는 동료 형사의 독백과 같은 말들.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또한 교육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받아 들이는 사람들도 중요하다.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여기에서 핵심은 대사 속에 들어 있는 것 같다. 관심을 받기를 원하며 인정 받기를 원하는 데 기성 세대나 주위 동료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촬영 기법이 드라마 안의 인물들을 쫓아 다니듯 밀착하여 보여주는 모습을 공포 영화에서나 봐왔는데 이 드라마에서 보니 감독이 이제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구나와 그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는 용도로 사용된 듯 하다. 또한 4부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Long Take로 보여주는 모습에서 지루함보다는 감동을 더 증폭시켜주는 것 같았다. 아니 오랜만에 뭉클함이 몰려왔다. 또한 부모인 아버지와 엄마가 아들에 대해 얘기하며 본인들의 잘못이라고 얘기하는 모습은 언제나 그렇듯이 부모의 자식 사랑에 대한 전형적인 모습을 담백하게 담아내서 더욱이 공감하게 된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분하게 살인과 관련된 주변인물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며 그들의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 간만의 수작을 접한 것 같다. 감독인 필립 바란티니. 2019년에 [체르노빌]을 연출하였던 그가 다시한번 그의 역량을 보여준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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